독 단평 리뷰

 몇 가지 요소가 아쉽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던 영화. 영화 <독>은 구차하게 몸을 꺾고 기괴한 소리를 내는 원혼의 모습이 아닌 인물간의 심리 묘사와 약간의 오컬트적인 요소들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서서히 죄어오는 공포를 선사한다. 녹슨 물. 배수구에 낀 머리카락. 신의 이름을 부르며 미소 짓는 이웃집 사람들. 이러한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 그들 스스로의 삶에서도 찾아 볼 수 있을 평범한 일상적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낡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어두컴컴한 공간적 구도가 뒤섞이며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무겁고도 묘한 긴장감을 안긴다. 형국(임형국)과 그의 부인 영애(양은용)는 자신들이 저지른 어떠한 행위로부터 벗어나고자 고향집을 정리하고 서둘러 서울로 올라온다. 그리고 그들은 ‘신’에게 기도하며 찬양하는 행위로 자신들의 과거를 보이지 않게 덮어두고자 한다. 마치 장독대 속 내용물이 보이지 않도록 두꺼운 뚜껑을 닫아버리듯이. 하지만 흐름을 멈추고 고인 물은 썩게 되기 마련. 어두컴컴한 독 속에 갇힌 그들의 마음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조금씩 변해가고 있었다. 영화의 제목인 <독>은 Poison을 뜻하는 ‘독’이 아닌 Pot. 즉 무엇인가를 담아두는 ‘독’의 용도로 지어졌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Poison의 의미로도 동시에 사용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독교인인 감독은, 영화에서 기독교라는 종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보다 정직하고 솔직한 시각에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종교와 초현실적인 문제라는 두 가지 소재를. 굳이 섞을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평화로워 보이는 그들의 일상이 무너져가며 파국으로 치닫는, 암울하고도 극단적인 이러한 심리적 묘사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조금 아쉽다. 그나저나 포스터 속 여자아이의 섬뜩한 눈빛은 정말 징글맞게 잘 나온 듯. 겁이 많은 친구에게 선물로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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